[Exhibition]마르크 샤갈: 색채와 환상을 노래하다

2025-11-10

 


bcbeb052b403e.png


e397572988942.png


a7fa3d304e9f3.jpeg

고양시에서 세계적인 거장, 마르크 샤갈을 조명하는 전시를 개최합니다. 그간 굵직한 전시가 서울을 중심으로 열렸기에, 수도권 주민들에게는 너무 반가운 소식이죠.


전시가 열리는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은 2007년 5월에 개관한 공연예술센터인 ‘고양아람누리’ 중 한 기관으로, ‘아람누리’는 ‘크고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라고 합니다. 아람극장, 아람음악당, 새라새극장, 노루목 야외극장으로 이루어진 공연장과 아람미술관이 이곳에 위치해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초청하고 전시를 열며 고양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증진하는데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99867f23c6210.png


포스터 (출처: 고양문화재단)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외부에 잘 공개되지 않았던 마르크 샤갈의 판화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838년부터 시작되어 앙리 마티스, 호안 미로, 파블로 피카소 등 거장의 광범위한 판화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독일 쾰른의 ‘부아세레 갤러리(Galerie Boisserée)’가 엄선한 판화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전시이기도 하죠.


일반 대중에게 널리 퍼진 잘못된 오해 중 하나는, 판화는 모두 원화가 아닌 ‘복제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판화는 아티스트가 선택한 하나의 매체일뿐, 매체의 종류가 원화의 여부나,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원화’ 작품을 조각이나 회화 등 전통적인 장르에 국한짓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이번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판화만을 조명해 관점의 확장을 도모해 보다 넓고 깊은 감상이 가능하게 됩니다.

또한 생산자의 재량대로 에디션의 제한을 둘 수 있는 ‘복수성’을 가지고 있기에, 그 숫자가 작을수록 가치가 높다는 오해도 있죠. 그러나, 원화를 복제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판화를 제외하고, 하나의 매체로서 선택된 클래식 판화는 에디션 넘버와 무관하게 모두 별개의 독자성을 가진 원화에 해당합니다.




09cf004dcb42f.png


b5a024e0f69d3.jpeg

『다프니스와 클로에』 전경


특히 이번 전시는 샤갈의 판화 컬렉션 중 걸작으로 손꼽히는 『다프니스와 클로에』 42점 전작이 국내에 처음 들어와 관심을 모았습니다. 오늘의 글에서는 이 연작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2-3세기 경 고대 그리스 작가 '롱고스(Longos)'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목가적 산문으로, 다프니스라는 염소치기 소년과 클로에라는 양치기 소녀가 본능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이를 깨달으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루이 에르상(Louis Hersent)’, ‘프랑수와 제라르(Francois Gerard)' 등 많은 예술가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었던 러브스토리로, 샤갈 또한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자신의 화풍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598f50eacaa19.jpeg

 초원의 봄, 롱고스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삽화 2, 1961, 종이에 다색 석판


그는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한층 더 빛내기 위해 이전에 작업했던 <나의 생애>나 <죽은 혼>, <라 퐁텐 우화>와 같은 동판 에칭이 아닌, 다채로운 색감이 잘 드러나는 다색 석판을 매체로 선택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직접 그리스를 두 번이나 방문해 따사로운 빛과 풍부한 색감을 경험하기도 했고, 한 작품 당 최대 26가지의 다양한 색을 사용하며 한 장을 완성하기 위해 수백 번의 시험 판을 찍어보았을 정도로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죠. 이는 자신이 그린 소년과 소녀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가장 완벽하게 시각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작품 <초원의 봄>은 클로에가 다프니스에게 사랑을 느끼기 이전, 그들의 사랑이 피어날 것을 예견하듯 숲과 초원에 따스한 봄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시기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왼쪽에는 두 연인이 행복하게 춤추고, 그 위에는 네 마리의 흰 새가 노래하며 함께 춤을 추고 있죠. 중앙에는 풍성한 꽃다발을 든 여성과 파란 머리의 남성이 꿈 속 장면처럼 날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가장 오른쪽에는 샤갈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염소와 새 모티브도 보이죠.

피어나는 봄꽃처럼 화사한 분홍빛을 전체적으로 배치했지만 이 색이 너무 튀지 않는 이유는 초록, 하양, 노랑, 파랑 등 다른 부분의 색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추상적인,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간단한 형과 색채만으로도 훌룡하게 시각화했죠.



81db774def262.jpeg

샘가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롱고스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삽화 5, 1961, 종이에 다색 석판


이 작품은 클로에가 다프니스에게 반하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을 나타낸 그림으로, 염소와 함께 구덩이에 빠져버린 다프니스를 님프들의 샘가로 데려가 씻기면서 클로에의 마음 속에 본능적인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샤갈은 다른 예술가들이 롱고스의 원작을 재현적으로 묘사했던 것과는 달리, 형체를 불분명하고 흐리게 표현하여 형체보다는 색채와 터치가 더 드러나도록 화면을 구성합니다. 그리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내용적인 것보다는 기본적인 조형 요소에 더 눈길이 가게 하므로써, 색의 조합만으로 이야기의 분위기와 내용을 낭만적으로 전달하게 됩니다.

샤갈이 삽화 연작을 시작하면서 다색 석판화를 선택한 이유는, 석판화는 동판화나 목판화, 지판화와 비교해 보다 회화적인 표현이 가능하기에, 선묘뿐 아니라 색면과 미묘한 톤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유연한 매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샤갈은 석판화가 자신이 가진 색채적 재능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샤갈의 목판화, 동판화, 모노타이프, 드라이포인트 등 그가 다양한 판화 매체를 사용해 제작했던 판화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샤갈을 대표하는 판화 작품 중 대다수가 이번 전시에 출품되어 새로운 매체적 관점으로 그를 바라볼 수 있는 전시이니, 평소 마르크 샤갈의 작품을 인상깊게 보셨던 분들은 이번 전시 기회를 꼭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045a00ef9d719.png

025ec428cfba0.png

584999b7acb4f.png

이번 전시는 휴관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다채로운 도슨트들의 현장 해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평일에는 11시와 15시에 도슨트 해설 프로그램을 별도의 예약 없이 들으실 수 있고, 주말에는 10시와 14시에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에서 전시 연계 특강을 통해 전시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448226dd74e09.png

6cd7759b1f1e5.jpeg

미술관 바로 옆에 위치한 카페 아람뜨레에서는 전시 후 여운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좌석과 음료 메뉴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날씨 좋은 날, 미술관에서 전시 관람 후 이곳에서 지인들과 함께 전시 소회를 나눠보시길 바랍니다.



b35e204592cd0.png


b09033b8cf939.png

*주소: 10409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286


*관람 시간

-화~일: 10:00 ~ 18:00 (입장은 17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 1월 1일 / 설 당일 휴관

-전시마다 상이하나, 이번 전시의 경우 단체 관림이 예정되어 있는 11/14(금), 11/21(금), 11/28(금), 12/12(금)은 입

장이 제한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오시는 길

-지하철3호선 정발산역 3번출구 > 도보 1분 이동


-버스

일산동구청(마두역 방면)

일산동구천(주엽역 방면)


-자동차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 자유로 > 행주I.C > 행주대로 > 고양아람누리


-주차 및 자세한 안내는 여기를 참고해주세요.


*요금(전시별로 상이하나, 이번 전시를 기준으로 작성하였음)

성인: 20,000원 / 청소년(만 14세~만 19세): 16,000원 / 어린이(25개월~만 13세) : 12,000원



 

ca064519f2fbb.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