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포스터

조나단 베르탱 (이미지 출처: 그라운드시소)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조나단 베르탱’은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일상의 순간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하는 사진작가입니다.
그는 청소년기에 처음으로 사진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고 회고합니다. 미국으로 떠난 로드 트립에서 스마트폰으로 수천 장의 사진을 촬영하며, 순간을 기록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하죠. 이후 그는 점차 도시 속 사람들의 움직임, 자연의 풍경 등 주변에서 마주치는 모든 장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구축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Dernière marche>, 2022, New York, USA
2020년, 코로나 19 사태는 그의 작업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두 달간 아파트에서 홀로 격리 생활을 하게 된 그는, 점점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눈앞의 것들에 시선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사람, 색채, 조명, 아파트 건축의 형태, 도시의 불빛, 거리의 모습 등 이전에는 스쳐 지나가던 사소한 풍경들이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게 그는 익숙한 일상 속에 감춰져 있던 깊고 넓은 세계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Reflection I>, 2022, New York, USA

<Balloons>, 2022, New York, USA
격리 기간이 끝난 뒤 2022년, 그는 뉴욕으로 첫 여행을 떠나며 또 한 번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특별한 순간을 애써 찾아다니지 않아도 주변의 모든 요소들 속에 특별함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 것이죠.
창문에 반사된 도심의 풍경과 창 너머 내부의 이미지가 겹쳐지는 독특한 장면, 고인 물웅덩이에 아른 아른 비치는 건물의 모습 등, 그가 열흘간 뉴욕을 여행하며 사진으로 포착한 풍경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기억에 남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뉴욕에서 돌아온 후, 그 사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처음으로 자신만의 스타일, 즉 시각적 서사가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는 확신을 얻게 됩니다.

<Fish Market>, 2023, Seoul, South Korea
이후 2023년, 그는 서울을 찾습니다. 그리고 처음 마주한 이 도시의 낯선 풍경 속에서 또 다른 예술적 영감을 발견하게 되죠. 특히 그가 흥미롭게 본 것은 유독 거리 곳곳에 많이 보이는 간판 속 한글이었습니다. 비록 그 뜻을 알 수는 없어도, 한글 특유의 형태에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Shadow>, 2023, Seoul, South Korea

<Neon>, 2023, Seoul, South Korea
그는 길을 걷다 멋지다고 느낀 글자를 무심코 찍어두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서울에서 촬영한 그의 사진에는 유독 한글이 자주 등장합니다. 작가는 뜻을 알 수 없어 마치 글을 배우기 전의 어린아이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글자의 생김새와 조형적인 미감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Seoul Lines>, 2023, Seoul, South Korea
이번 전시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 또한 그런 시선이 잘 담긴 사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당연한 셔터(여닫개)의 모습이, 외국인 사진가의 눈에는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색채를 사랑하는 그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일상 곳곳에 스며 있는 이러한 경쾌한 색감의 조합이라고 꼽습니다. 이 작품을 보며 저도 제 일상에서 예술이 되는 순간을 좀 더 주의 깊게 바라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Notre-Dame-De-Rouen>, 2023, Rouen, France
그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낯선 도시의 풍경 뿐 아니라, 역사 속 예술가들이 남긴 발자취도 있었습니다. 특히 그는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데요. 해당 작품은 1892년 모네가 루앙 대성당 연작의 대부분을 그렸던 바로 그 창문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마치 모네가 오랜 시간 같은 자리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루앙 대성당의 모습을 다양한 연작으로 담아냈듯, 조나단 베르탱도 약 2시간 동안 그 자리에 머물며 600장에 가까운 사진을 촬영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수백 장의 사진 중 가장 공감과 감흥을 느낀 한 장을 선택하였습니다. 한 세기 전 모네가 서 있던 그 자리에 직접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은 시간을 거슬러 위대한 예술가와 작품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Impressionism 섹션 전경
“ 제 생각에 인상주의는 꽃 한 송이의 색감, 하나의 순간, 일상의 한 장면 같은 단순함에 대한 깊은 애정에 깃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 대한 애착을 전달하는 세상 단순한 일상에 대한 열정이 인상주의라고 생각합니다.
- Jonathan Bertin
모네가 캔버스 위의 터치로 빛의 흐름을 표현했다면, 베르탱은 사진 속 빛의 번짐과 잔상을 통해 자신만의 인상주의를 구현해 냅니다. 이 공간은 격자의 구조물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공간 전체를 채우며, 150년 전 인상주의 화가들이 빛을 그림으로 옮겼던 그 순간과, 조나단 베르탱이 사진을 통해 삶의 한순간을 포착하고자 했던 감각을 시각적으로 재현합니다.

<Barque>, 2023, Connelles, France
<Banc>, 2023, Giverny, France
이번 전시를 보며, 저는 베르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소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의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해내는 능력이 대단하고 부럽기도 하면서, 그의 세상은 얼마나 다채로울지 궁금했습니다. 동시에 그의 작품을 통해 저도 제 일상을 조금은 특별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러분께도 오늘의 전시가 작은 영감의 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오디오 가이드 이미지 (이미지 출처: 그라운드시소 인스타그램)
본 전시의 오디오 가이드는 전시장에서 h point 앱을 다운받고, 유료 및 첫 회원가입 시 무료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라운드시소 이스트가 위치한 이스트풀은 복합쇼핑몰로, ‘리사르커피’, ‘테라로사’, ‘노티드도넛’, ‘공차’ 등의 카페 공간뿐 아니라 ‘한국집(한식)’, ‘깐깐(베트남 음식)’. ‘애슐리퀸즈(양식)’ 등의 식당도 입점해 있는 공간입니다.
전시를 관람하신 후, 여운을 느끼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주소]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 402 이스트폴 2층)
[영업시간]
매일 10:00~19:00 (입장 마감 18:00)
[오시는 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3번 출구에서 직진하여 도보 3분 소요.
-버스 간선 302, 320, 330 - 동서울우편집중국 앞 하차 시 도보 7분 소요.
[주차]
건물 내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그라운드시소 전시 관람 시 3시간 무료 주차 지원됩니다. 오시는 길, 주차 정보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클릭하여 확인해 주세요.
박수현 에디터

전시 포스터
조나단 베르탱 (이미지 출처: 그라운드시소)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조나단 베르탱’은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일상의 순간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하는 사진작가입니다.
그는 청소년기에 처음으로 사진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고 회고합니다. 미국으로 떠난 로드 트립에서 스마트폰으로 수천 장의 사진을 촬영하며, 순간을 기록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꼈다고 말하죠. 이후 그는 점차 도시 속 사람들의 움직임, 자연의 풍경 등 주변에서 마주치는 모든 장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구축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Dernière marche>, 2022, New York, USA
2020년, 코로나 19 사태는 그의 작업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두 달간 아파트에서 홀로 격리 생활을 하게 된 그는, 점점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바로 눈앞의 것들에 시선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사람, 색채, 조명, 아파트 건축의 형태, 도시의 불빛, 거리의 모습 등 이전에는 스쳐 지나가던 사소한 풍경들이 새롭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게 그는 익숙한 일상 속에 감춰져 있던 깊고 넓은 세계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Reflection I>, 2022, New York, USA
<Balloons>, 2022, New York, USA
격리 기간이 끝난 뒤 2022년, 그는 뉴욕으로 첫 여행을 떠나며 또 한 번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특별한 순간을 애써 찾아다니지 않아도 주변의 모든 요소들 속에 특별함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 것이죠.
창문에 반사된 도심의 풍경과 창 너머 내부의 이미지가 겹쳐지는 독특한 장면, 고인 물웅덩이에 아른 아른 비치는 건물의 모습 등, 그가 열흘간 뉴욕을 여행하며 사진으로 포착한 풍경은 마치 한 편의 시처럼 기억에 남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뉴욕에서 돌아온 후, 그 사진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처음으로 자신만의 스타일, 즉 시각적 서사가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는 확신을 얻게 됩니다.
<Fish Market>, 2023, Seoul, South Korea
이후 2023년, 그는 서울을 찾습니다. 그리고 처음 마주한 이 도시의 낯선 풍경 속에서 또 다른 예술적 영감을 발견하게 되죠. 특히 그가 흥미롭게 본 것은 유독 거리 곳곳에 많이 보이는 간판 속 한글이었습니다. 비록 그 뜻을 알 수는 없어도, 한글 특유의 형태에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Shadow>, 2023, Seoul, South Korea
<Neon>, 2023, Seoul, South Korea
그는 길을 걷다 멋지다고 느낀 글자를 무심코 찍어두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서울에서 촬영한 그의 사진에는 유독 한글이 자주 등장합니다. 작가는 뜻을 알 수 없어 마치 글을 배우기 전의 어린아이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글자의 생김새와 조형적인 미감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Seoul Lines>, 2023, Seoul, South Korea
이번 전시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 또한 그런 시선이 잘 담긴 사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당연한 셔터(여닫개)의 모습이, 외국인 사진가의 눈에는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던 것 같습니다.
색채를 사랑하는 그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일상 곳곳에 스며 있는 이러한 경쾌한 색감의 조합이라고 꼽습니다. 이 작품을 보며 저도 제 일상에서 예술이 되는 순간을 좀 더 주의 깊게 바라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Notre-Dame-De-Rouen>, 2023, Rouen, France
그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낯선 도시의 풍경 뿐 아니라, 역사 속 예술가들이 남긴 발자취도 있었습니다. 특히 그는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데요. 해당 작품은 1892년 모네가 루앙 대성당 연작의 대부분을 그렸던 바로 그 창문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마치 모네가 오랜 시간 같은 자리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루앙 대성당의 모습을 다양한 연작으로 담아냈듯, 조나단 베르탱도 약 2시간 동안 그 자리에 머물며 600장에 가까운 사진을 촬영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수백 장의 사진 중 가장 공감과 감흥을 느낀 한 장을 선택하였습니다. 한 세기 전 모네가 서 있던 그 자리에 직접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은 시간을 거슬러 위대한 예술가와 작품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Impressionism 섹션 전경
모네가 캔버스 위의 터치로 빛의 흐름을 표현했다면, 베르탱은 사진 속 빛의 번짐과 잔상을 통해 자신만의 인상주의를 구현해 냅니다. 이 공간은 격자의 구조물 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공간 전체를 채우며, 150년 전 인상주의 화가들이 빛을 그림으로 옮겼던 그 순간과, 조나단 베르탱이 사진을 통해 삶의 한순간을 포착하고자 했던 감각을 시각적으로 재현합니다.
<Barque>, 2023, Connelles, France
<Banc>, 2023, Giverny, France
이번 전시를 보며, 저는 베르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소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의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해내는 능력이 대단하고 부럽기도 하면서, 그의 세상은 얼마나 다채로울지 궁금했습니다. 동시에 그의 작품을 통해 저도 제 일상을 조금은 특별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러분께도 오늘의 전시가 작은 영감의 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오디오 가이드 이미지 (이미지 출처: 그라운드시소 인스타그램)
본 전시의 오디오 가이드는 전시장에서 h point 앱을 다운받고, 유료 및 첫 회원가입 시 무료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라운드시소 이스트가 위치한 이스트풀은 복합쇼핑몰로, ‘리사르커피’, ‘테라로사’, ‘노티드도넛’, ‘공차’ 등의 카페 공간뿐 아니라 ‘한국집(한식)’, ‘깐깐(베트남 음식)’. ‘애슐리퀸즈(양식)’ 등의 식당도 입점해 있는 공간입니다.
전시를 관람하신 후, 여운을 느끼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주소]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 402 이스트폴 2층)
[영업시간]
매일 10:00~19:00 (입장 마감 18:00)
[오시는 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3번 출구에서 직진하여 도보 3분 소요.
-버스 간선 302, 320, 330 - 동서울우편집중국 앞 하차 시 도보 7분 소요.
[주차]
건물 내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그라운드시소 전시 관람 시 3시간 무료 주차 지원됩니다. 오시는 길, 주차 정보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클릭하여 확인해 주세요.
박수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