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아라리오 컬렉션과 백정기 개인전 <is of>

2025-07-31

 



“In building a business I came across finacial difficulties without money to continue.

I felt the terror of death to over come such feelings. I would enter the beautiful world of dreams those that are expressed in my art.“ 

- (주)아라리오 회장 김창일 -


아라리오뮤지엄은 서울의 공간사옥, 제주의 탑동 시네마·바이크샵·동문모텔 등 기존 건축물을 보존하고 재해석하여, 최소한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탈바꿈한 전시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Simple with Soul(영혼이 담긴 단순함)’이라는 철학 아래, 관람객이 오롯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기획되었습니다. 아티스트인 CI KIM(김창일)은 아라리오뮤지엄을 설립한 창업자이자 컬렉터이기도 합니다. 뮤지엄의 공간 구석구석, 그리고 하나하나의 컬렉션에 작가의 열정과 진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뮤지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작가의 명성과 관계없이 훌륭한 작품을 수집하고, 작품과 공간의 조화, 조명과 동선,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공간을 설계하고 한 공간에 한 작가의 작품만을 소개합니다.

서울에 위치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등록문화재 제586호)는 건축가 김수근이 1971년에 직접 설계한 건물입니다. 창덕궁과 인근 한옥들과의 조화를 고려해 기와 느낌의 전통 벽돌을 사용했고, 인공 건축과 자연의 상생을 위해 담쟁이덩굴로 외벽을 감쌌습니다. 건물의 내부는 한옥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방적이면서도 평온하고 따스한 느낌이 듭니다. 

뮤지엄에 들어서면 각 층과 공간의 연결이 단순하지 않은데요. 전시를 보다가 관람객이 길을 잃을 수도 있을 만큼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구조로, 방과 방이 층층이 얽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스킵 플로어(Skip Floor)’ 방식을 적용하여, 층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1977년 증축 이후 이 건물은 한국 현대건축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2014년에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현재 아라리오뮤지엄에서는 2014년 9월 1일 시작된 아라리오 컬렉션전과 백정기 개인전(is of. 2025. 4. 18 ~ 2025. 8. 10)이 열리고 있습니다.


저는 자연물에서 추출한 색소로 사진을 인화하는 작업을 한다는 백정기 작가의 작품이 궁금했습니다. 백정기 작가의 개인전 ‘is of’와 함께 현재 총 38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145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아라리오 컬렉션전을 보고 왔습니다.



<is of 속리산 2024-1>, 2025



<is of 팔공산 2024-3>, 2025



백정기 작가가 지난해 가을 전북 내장산, 경북 팔공산, 충북 속리산, 경기 양평 두물머리 일대를 다니며 작업한 ‘is of’ 연작의 신작 10여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백정기 작가는 2007년부터 치유, 보존, 재생, 자연, 욕망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예술가입니다. 

그는 내장산, 팔공산, 속리산 등 한국의 대표적인 자연 경관을 촬영하고, 그 장소에서 채취한 단풍잎과 식물에서 추출한 색소로 직접 잉크를 만들어 사진을 인화합니다. 보통 사진 인화라고 하면 아날로그 암실에서의 인화나 잉크젯 프린터를 이용한 디지털 인화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백정기 작가는 자연에서 추출한 색소로 인화를 진행함으로써 색이 쉽게 바래는 자연의 특성까지도 작업의 일부로 끌어들입니다. 단지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 풍경을 구성했던 실제 단풍잎의 색까지 함께 ‘박제’하고자 합니다. 전시된 사진 작품들은 복잡한 장치들과 함께 설치되어 있어요. 마치 그 배열과 구조 자체가 전시 공간에서 하나의 조형물이 되어 그림자를 드리우며 새로운 공간감을 만들어냅니다. 사진이 끼워진 액자에는 색 보존과 색바램을 막고 색을 보존하기 위해 산소 접촉을 차단하는 진공 펌프, 질소 주입기 등의 장비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백 작가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자연과 그것을 붙잡아 통제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함께 담고자 했다”고 말합니다.

전시 제목 ‘is of’는 말 그대로 “~는 ~로 이루어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반복되는 사계절 속에서, 동일한 것이라고는 한순간도 존재하지 않는 자연에 주목합니다. 같은 장소에서도 해마다 수시로 색을 달리하는 자연의 순간들을 말이죠.

이번 전시에서는 단풍잎에서 추출한 색소를 용매에 녹여 잉크젯 프린터의 4색(K: 검정, C: 파랑, M: 빨강, Y: 노랑) 모두를 만들었지만, 결과물은 대부분 노란빛을 띠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작가는 남다르게 더웠던 작년 여름과 늦게 찾아온 가을의 추위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인해 단풍의 붉은색은 예년만큼 선명하지 않았던 것이죠. 이처럼 백정기의 작품에서는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이 만들어 낸 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쨍하고 선명한 색이 아닌,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의 색—조금은 바래고 탁한 색도—포함됩니다. 

한 장면을 56장의 액자로 나누어 표현한 대형 설치작품 ‘is of 속리산 2024-4’(2025)에는 각 액자에 진공 펌프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장치는 주기적으로 굉음을 내며 액자 안의 공기를 제거합니다. 철이 산화되는 성질을 이용한 장치도 있어요. 산소가 철을 먼저 산화시키며 모두 소모되어 사진으로 가는 산소를 차단하는 방식이죠. 또 다른 작품 ‘is of 내장산 2024-4’(2025)에서는 산소 대신 반응성이 낮은 비활성 기체인 질소를 주입해 산소 유입을 막고 있습니다.

작가는 자연의 색이 쉽게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색을 어떻게든 붙잡고자 하지만 산화를 늦출 수는 있어도 완전히 막지 못합니다.

자연 색소를 이용한 사진 인화는 19세기 초중반에 사용되던 고전적인 사진 기법에 기원을 두고, 오늘날에는 예술적인 실험이나 생태적 관점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 기반 인화는 안전하고 무독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색상도 쉽게 바래는 등 보존성은 낮습니다.


백정기 작가는 이렇게 자연 재료를 실험적으로 활용하는 작가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다시 아날로그 방식으로 풀어내, 자연 염료, 천연 종이, 식물 성분 등을 활용해 인화하죠. 그의 인화 과정은 '자연으로부터 얻은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작가는 이 작업을 하면서 그러한 과정속에서 자연을 보존하려는 인간의 욕망, 존재의 유한함과 무한함 사이의 모순에 대해 성찰하고 사진 이미지와 자연 풍경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라는 의미를 강조합니다. 전통적인 사진이 순간을 고정하고 기록하는 예술이라면, 백정기 작가의 사진은 자연처럼 유기적으로 변하고 사라지는 존재입니다. 그는 풍경을 찍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장소의 시간 자체를 ‘색’으로 채집해 이미지로 구현하려는 시도를 통해 사진의 본질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is of 속리산 2024-4>, 2025



<is of 내장산 2024-5>, 2025


2014년 9월 1일에 시작된 아라리오 컬렉션전에 총 38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작품은 145점입니다. 


권오상, 요한한(Yohan Hàn), 더글라스 고든(Douglas Gordon), 백남준, 리암 길릭(Liam Gillick), 이동욱, 씨 킴(CI Kim), 김순기,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앤디 워홀(Andy Warhol), 신디 셔먼(Cindy Sherman), 개빈 터크(Gavin Turk), 장운상, 코헤이 나와(Kohei Nawa), 류인, 윤향로,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 사라 루카스(Sarah Lucas), 소피 칼(Sophie Calle), 수보드 굽타(Subodh Gubta), 키스 해링(Keith Haring), 키키 스미스(Kiki Smith), 타츠오 미야지마(Tatsuo Miyajima), 날리니 말라니(Nalini Malani), 레슬리 드 차베즈(Leslie de Chavez), 제럴딘 하비에르(Geraldine Javier), 김범, 요르그 임멘도르프(Jörg Immendorff), 조지 시걸(George Segal), 리칭(Qing Li),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마크 퀸(Marc Quinn),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강태성



<스컬프처 II(The Sculpture II)>, 2005


권오상은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조각의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이미지, 혹은 사진과 조각을 결합한 실험적인 접근으로 ‘포토스컬프처(photo-sculpture)’라는 개념을 확립했어요. 

주로 디지털 작업과 수작업을 혼합하는 방식의 작업을 하는데요. 모델이나 사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수백 장의 사진으로 촬영한 뒤, 그것을 3D 입체처럼 잘라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입체 콜라주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작품과의 거리와 각도 등 다양한 시선에 따라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더 스컬프처 II>는 사진과 조각의 결합을 시도해 온 권오상의 ‘더 스컬프처’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청동으로 슈퍼카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의 모형을 만들고, 그 표면에 주황색 아크릴 물감을 두껍게 칠했습니다. 실제로 작품을 보면 이것이 청동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실제 주황색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와 이 모형이 오버랩되어 낯설고 묘한 시각적 효과를 바라보며 주황색으로 도색되어 있는 람보르기니의 모형을 한 람보르기니를 둘러보게됩니다. 

권오상 작가는 주로 현대인의 신체, 패션, 소비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물, 인간, 이미지 간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머메이드(Mermaid)>, 2006


이동욱은 주로 작고 섬세한 소형 조각과 설치 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 폭력성, 상처를 드러내는 작품을 만들어왔습니다. 

주로 인간의 몸을 동물적 형상과 결합하고 변형해 기이한 상상력을 불러오는 그의 조각은 매우 섬세하고 작은 이미지 속에 존재, 불안, 기억, 고통, 소외 등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담아냅니다. 

그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되는 스컬피라는 재료로 얼굴표정과 피부결까지 실제 사람과 닮은 나체의 인형들을 제작합니다. 대부분의 조각은 성기가 노출된 채 머리카락이나 음모 등의 털이 전혀 없고, 연약하고 예민한 살덩어리와 같은 형상으로 만들어집니다. 그가 만든 초소형의 조각은 너무 작고 섬세하여 그저 작은 인형처럼 보이지만 그 신체는 너무 작기 때문에 관람자를 더 가까이 다가서도록 유도합니다. 그렇게 자세히 보면 그 작은 얼굴과 몸은 마치 돋보기를 들이댄양 섬뜩하고 기괴한 표정과 몸짓이 보는 이의 앞으로 다가옵니다. 그것은 형태만이 아니라 공포, 고통, 고독함 등의 감정과 기운이 증폭되는 효과를 자아냅니다. 그러한 신체는 분명 온전한 신체임에도 불구하고 낯설고, 모호한데 작가가 만든 이 조각의 표현은 매우 직접적이면서도 직접적이지 않게 다가오는 독특하고 강렬한 작품입니다



날라니 말라니, <루징 센스(Loosing Sense)>, <카산드라(Cassandra)>, 2009



마크퀸. <키스. Kiss not(Kiss)>, 2001



씨 킴, <무제(Untitle)>, 2022. 2023



아라리오 뮤지엄의 건축 공간과 벽, 계단



작품이 정말 많습니다. 천천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도슨트 투어는 현재 운영하지 않습니다.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옆에 위치한 통유리 건물에는 다양한 컨셉의 외식공간이 있습니다.

5층에서 더 그린테이블이 파인 다이닝을, 3층에서는 르꼬숑의 프렌치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2층에서는 병과점 합의 다양한 디저트를, 1층과 한옥에서는 프릳츠 커피컴퍼니 원서점의 스페셜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근처에 한식문화공간 이음이 있습니다.

[03058]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83 Tel: 02 736 5700 / Fax: 02 747 6039



[버 스] 

109, 151, 162, 171, 172, 272, 7025 창덕궁 정류소에서 하차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와 직진해서 도보 3분


[주 차]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주변 주차장을 이용하시거나 대중교통을 이용



 탁선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