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취향가옥2: Art in Life, Life in Art 2

2025-07-28


디뮤지엄 전경


오늘 설명할 이곳, ‘디뮤지엄’은 1996년 설립된 대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입니다. 대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은 현재 디뮤지엄과 대림미술관 두 곳인데요.

 

1993년 대전에 문을 연 한림갤러리를 전신으로 하는 대림문화재단은 설립 이듬해인 1997년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인 ‘한림미술관‘을 대전에 개관했으며, 2002년 5월 서울로 미술관을 이전해 현재의 대림미술관을 재개관했습니다. 2012년, 대림미술관 10주년이 되던 해 한남동에 ‘디프로젝트 스페이스 구슬모아당구장‘을 개관했고, 2015년 12월 한남동에 디뮤지엄을 개관하여 기존의 대림미술관에서 선보여온 다양한 콘텐츠들을 더 확장된 공간에서 더욱 많은 이들에게 선보였습니다.


2021년 디뮤지엄은 서울숲 인근으로 이전하여 전시뿐 아니라 공연, 교육이 강화된 복합문화센터로서 기능하고 있답니다.



(출처 : 대림문화재단)


이번 전시는 지난 2024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진행된 《취향가옥 Art in Life, Life in Art》을 이어 두 번째 버전으로 개최되는 새로운 전시입니다. 지난 전시는 제가 아트기사로 한번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죠. 


이번 《취향가옥 2: Art in Life, Life in Art 2》는 Part. 1 전시와 동일하게 세 개의 층에서 진행되지만 다른 컨셉과 작품들을 선보이며 한층 더 농도 짙은 전시로 돌아왔습니다. 파인 아트부터 전통 공예, 세계적인 거장부터 신진 작가까지, 다양한 장르와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하실 수 있답니다!



M2 Split House (출처: 대림문화재단)


전시는 M2(Split House), M3(Terrace House), M4(Duplex House) 이렇게 총 3개의 공간에서 전개됩니다. [M2. Split House]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실내 공간과 자연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이 중정 형식의 정원으로, 이끼로 덮인 부드러운 지면 위로 자연석과 저상 수목이 절제된 방식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가장자리를 따라 자갈을 깔아 정제된 경계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정원 한쪽에는 빗물받이로 사용되는 체인 레인이 드리워져 있어 기능성과 미학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정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원의 왼쪽 입구로 이어지는 또 다른 방은 보다 넓은 규모로, 더욱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거실에 있는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ENS 204>입니다.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생동감 넘치는 물방울의 표현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겉으로 보는 것만큼 마냥 아름답기만 한 그림은 아니기에 더 여운이 짙게 남는 작품입니다. 작가가 어떠한 일생을 통해 물방울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알고 나면, 이 물방울이 마치 김 화백이 흘리는 눈물과 가슴에 맺힌 한의 정서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이번 전시는 컬렉터의 집에 방문하는 듯한 컨셉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순수 회화 작품 뿐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등 실용의 영역에서 펼쳐지는 아트 피스들도 함께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이 Split House의 거실에 놓인 귀여운 의자가 눈에 들어왔는데요, 이는 프랑스 모더니즘 가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피에르 폴랑(Pierre Paulin, 1927~2009)의 <알파 클럽 체어(Alpha Club Chair)>입니다.


Alpha club chair (© Présidence de la République)


원래 조각가의 꿈을 꾸던 피에르 폴랑은 팔 부상으로 디자이너로 전향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그가 만든 가구는 굉장히 감각적이며 하나의 조각 혹은 오브제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알파 클럽 체어는 1972년, 그가 프랑스의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 재임 당시 맡았던 '엘리제궁(Elysée Palac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는데요.

모더니즘 디자인에 관심이 많던 퐁피두 대통령 부부는 그에게 이 유서 깊은 프랑스 궁전의 건축과 구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으로 탈바꿈하도록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조명, 의자, 벽, 인테리어 중 하나인 이 알파 클럽 체어는 미색의 부클레(Bouclé) 원단을 사용해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어 엘리제궁의 역사성에 현대적 미감을 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M3. Terrace House



브루마 샹들리에 케스케이드 185


한층 위로 올라가면 다음 공간 [M3. Terrace House]가 펼쳐집니다. 높은 충고와 통창 테라스로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지는 이 공간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제 취향에 맞는 곳이었습니다.

현관에서부터 독특한 모양의 조명이 우리를 반기는데요, 이는 지오파토 & 쿰스(Giopato & Coombes)의 작품 <브루마 샹들리에 케스케이드 185>로, 이탈리아 출신인 크리스티아나 지오파토와 영국 출신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크리스토퍼 쿰스 부부가 함께 설립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입니다.


DAL (달) Drawing a Line (출처: 지오파토 & 쿰스)


Maewha (매화) (출처: 지오파토 & 쿰스)
 

기존에 우리 한국의 고유한 미감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DAL(달)>와 <Maehwa(매화)>라는 조명 작품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는데요, 이번에 만난 작품은 특정 대상을 묘사한다기보다는 어떠한 순간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바로 새벽녘에 자주 볼 수 있는, 대상의 형상을 지우고 공간에 대한 감각을 흐리게 만드는 희뿌연 안개가 펼쳐진 순간이지요. 

그 사이를 투과하는 빛과 공기, 눈에 보이지만 잡히지는 않는 안개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반투명한 아크릴 유리를 납작하게 만들어 불규칙한 구성으로 배치하고 있습니다. 마치 안개가 그러하듯, 이 작품은 시각과 촉각 사이 경계를 흐리며 우리에게 자연과 일상에서의 사소한 감각이 예술이 되는 모습을 경험하게 합니다.


하종현, <접합 93-011>(1993), <접합 93-024>(1993)이 있는 전경 (출처: 대림문화재단)

 

M3에서 눈여겨볼 회화 작품은 하종현 화백의 작품 두 점입니다. 현관에서 가장 왼쪽에 자리한 Sub Room에 자리한 이 작품들은 하종현 화백의 90년대 접합 시리즈로, 흑백의 단색화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종현 화백의 작품은 캔버스 천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회화 작품과는 달리, 올이 굵은 마대자루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 넣은 뒤 앞면 마대의 구멍 사이로 배어 나온 물감을 누르고 쓸어내 완성하는 ‘배압법’이라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해 제작됩니다. 그래서 특유의 거친 질감과, 물감의 터치감이 매력적인 작품이죠.


M4. Duplex House (출처: 대림문화재단)


마지막 [M4. Duplex House]는 복고적 감성과 미래적 상상력이 공존하는 ‘레트로 퓨쳐(Retro Future)'를 모티브로 한 공간으로, 복층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입니다. 입구에는 미국 마이애미 출신 예술가 '헤르난 바스(Hernan Bas)'의 대형 회화 두 점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사과나무>로 시작되며, 내부 거실에는 미국 팝아티스트 ‘로

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불완전한 회화>와 더불어 키치하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가진 가구 디자이너 ’양승진(Yang Seung Jin)'의 <블로잉 시리즈> 의자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습니다.


 컬렉터 K의 미니카 컬렉션 (출처: 대림문화재단)


위층에는 진정한 ‘덕후’감성을 느낄 수 있는 <빈티지 미니카 컬렉션>을 통해 자동차를 좋아하는 관람객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또 한쪽 벽에는 대림문화재단의 역대 전시 포스터들이 있어 내가 경험했던 전시를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정말 다양한 매체와 장르의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집에 비밀스럽게 초대되어 놀러 간듯해서, 일반적인 전시회의 분위기를 탈피했다는 특징도 있어요. 회화나 조각 등 순수예술 작품들 외에도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다양한 가구도 보실 수 있어서 디자인 가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해 드릴 수 있는 전시랍니다.

매일(화-일) 11:30 / 13:00시에 2회에 걸쳐 전시 해설이 진행됩니다.

디타워서울포레스트 건물에는 디뮤지엄 외에도 많은 먹거리, 놀거리가 있습니다. 

그중 제가 추천하는 곳은 ‘레브레드(Rèbread)'로, 커피와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이외에도 ’퍼부어’(베트남식), ‘파이프그라운드’(양식), ‘정이담’(한식) 등 다양한 음식점이 근방에 있으니, 취향에 맞춰 방문하시면 되겠습니다.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3-21

 

[주차]

서울숲 디타워 주차장 (디뮤지엄 당일 티켓 소지 시, 2시간 무료 / 최초 30분 3,000원, 추가 10분당 1,000원 초

과). 지하 4층에 주차하면 보다 편리하게 디뮤지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지하철:

- 서울숲역(수인분당선) 4번 출구 진입 후 정면 에스컬레이터 탑승, 한 층 올라와서 좌회전하면 디뮤지엄 도착.

 

- 뚝섬역(2호선) 8번 출구에서 뚝섬역 사거리까지 130m 이동 후 왼쪽 방향, 하나은행 서울숲 지점까지 600m 직진, 디타워 서울포레스트 방향으로 횡단보도 건넌 후 서울숲역 4번 출구까지 125m 이동, 에스컬레이터 탑승 후 한 층 내려오면 도착

 

박수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