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낭만으로 피어난 꽃, 위대한 컬러리스트 미셸 앙리의 세계

2025-01-20


오늘 소개할 전시 ≪미셸 앙리 : 위대한 컬러리스트 Ver.2≫는 두 번째로 열리는 앵콜전입니다. 지난 24년 10월~11월 한달 간 전시를 진행했는데, 당시 너무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해서 전시 기간이 짧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 전시를 주최한 동성갤러리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미공개작을 포함해 더 많은 작품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작가 미셸 앙리는 누구?]

미셸 앙리(1928-2016)는 1928년 프랑스 랑그르에서 태어났습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앙리가 군사학교에 가기를 원했으나, 아마추어 화가였던 조부는 어린 앙리의 예술적 재능을 일찍이 알아보고 자연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그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는데요.


1947년 국립고등미술학교에 입학한 미셸 앙리는 이후 자신의 예술 세계에 큰 영향을 주는 두 스승을 만나게 됩니다. 외젠 나르본(Eugène Narbonne)에게서는 엄격한 구성의 미학을 배웠고, 샤플랭 미디(Chapelain-Midy)로부터 과학적인 색채 활용과 유연한 붓터치, 부드러운 선과 색채를 배웠던 것이죠.


그는 1955년 졸업 직후, 20대의 나이에 이미 화가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로운 상들을 모두 받으며 미술계 엘리트로 성장해갔습니다. 메종 데카르트 상을 받아 네덜란드 국비 장학생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유학하기도 하고, 스페인에서도 카사 드 벨라스케스 상을 받으면서 마드리드에서 유학할 기회를 가지기도 했죠.


1960년대에는 유학 시기를 지나 본격적으로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는 풍부한 색채와 구성으로 유명해졌으며,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 독일, 스페인,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시를 열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게 되었습니다. 고령의 나이에도 미셸 앙리는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색채로 가득한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갑니다.


그는 비록 2016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는 예술적 유산으로 남아 여러 박물관과 갤러리, 컬렉터들에 의해 소장되고 있습니다.

두브로브니크 (Dubrovnik), 113 x 145cm, Oil on canvas.



두브로브니크 항구 사진 (출처: 구글맵)



구글링해보니 정말 앙리의 그림과 똑같이 생겼더라고요. 그림 속에는 거친 선으로 조금 더 분위기가 다크한 것만 빼고는 정말 비슷하죠! 그의 작품은 독특한 특징은 따로 연도가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럼 어떻게 시기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Eugène Narbonne, <Portrait d'homme>,
1937, 117 x 81cm, Oil on canvas. (출처 : artnet)



Eugène Narbonne, VIEUX MENTON (Old Mention), 46 x 38cm, Oil on canvas. 

(출처:invaluable)



그것은 바로 스타일의 변화라고 합니다. 초기 작품들은 외곽선이 짙고 뚜렷한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의 스승 중 한 명인 외젠 나르본(Eugène Narbonne)의 영향이라고 하죠. 그에게서 엄격한 구성의 미학을 배운 미셸 앙리의 초기 작품들은 이렇게 딱딱하고 보다 거친 느낌입니다.



Bernard Buffet, <Les Rails>, 1982, Paintings, Oil on canvas, 

112.1 x 153 cm. (출처 :artnet)


Bernard Buffet, <Tete the Clown>, 1955, Screenprint in colors, 

66 × 50.8 cm. (출처 : artsy)



외젠 나르본에게 수학한 또다른 화가가 있는데요, 바로 베르나르 뷔페(Bernard Buffet, 1928~1999)죠. 24년 4월부터 9월까지, 꽤나 긴 기간동안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했기 때문에 익숙하신 분들도 계실거에요. 그의 강렬하고 대담한 필선으로 그려진 그림이 미셸 앙리의 초기작들과 겹쳐보이지 않나요?


다만, 앙리가 보자르에 입학했을 때 뷔페는 이미 갤러리에 컨택되어서 짐을 싸고 있던 중이라고 해요. 그래서 두 사람의 직접적인 접점은 많지는 않다고 하죠. 그러나 한 스승 밑에서 함께 수학해서 그런지 초기 작업은 뷔페와 매우 비슷해보이기도 해요.


이즈미르에서의 정박(Escale à lzmir), 146 x 114cm, Oil on canvas.



투명성(Transparence), 100 x 100cm, Oil on canvas.



이렇게 강렬하고 거친 화풍은 노년기에 변화하게 되는데요, 이는 두 번째 스승 샤플랭 미디(Chapelain-Midy)의 영향이었다고 합니다. 앙리가 말년으로 갈 수록 그림에서 힘은 빠지고, 이렇게 부드럽고 투명한 느낌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해요.



붉음은 장미, 붉음은 붉음(Rouge c'est rose, rouge c'est rouge), 114 × 146cm, Oil on canvas



그의 작품 속에 정말 많이 사용되는 색감은 바로 [Red, 빨강]입니다. 빨간색을 통해서 자연의 생동감과 역동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죠. 뒷쪽 배경을 보시면 사선을 여러 겹으로 겹쳐서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런 사선으로 여러 겹 겹치는 표현기법을 ‘크로스해칭’이라고 해요.


이는 스케치나 판화 중 동판화와 같은 장르에서 명암을 선으로만 표현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즉, 선을 많이 겹칠 수록 선의 밀도가 더해지면서 어두워지고, 선을 겹치는 빈도가 덜해질 수록 헐거워지면서 밝음을 표현할 수 있죠.


미셸 앙리는 이렇게 크로스해칭 기법을 배경에 깔아둠으로써 표현되는 대상과 배경을 떨어트려놓고, 또 그림의 가장자리는 선을 많이 겹쳐서 어둡게하고 중앙은 선을 덜 사용하면서 밝게 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서 입체감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해요.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독특하게도 유리병이 살짝 기울어져 있을거에요. 그의 그림 속에 많이 표현되는게 항구, 바다와 같은 자연의 풍경이고 또 꽃이나 열매와 같은 자연물인데요. 그 사이에 유리병이 너무 곧게 서 있으면 인위적으로 보일 것 같아 살짝 기울이면서 자연스러움을 더했다고 합니다.


초중기에는 도자기 꽃병도 종종 보이는데, 말년 그림으로 갈 수록 모든 꽃병이 투명한 크리스탈 화병으로만 표현되어요. 이는 안의 줄기가 훤히 보이듯이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는 메세지를 담은 것이라고 합니다.


여름의 꽃 (Fleurs d'été), 60 x 73cm, Oil on canvas.



이 그림이 정말 의미가 깊다고 하는데요, 앙리가 돌아가시기 3년 전인 2013년에 마지막 혼을 불태워서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말년에는 알츠하이머로 요양병원에 입원해서 그림을 그리기 어려웠는데, 깜박깜박 저물어가는 정신이 가끔 온전하게 돌아올 때는 ‘나는 화가입니다. 나는 그림을 그려야합니다.’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그림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고 해요.


보통 구상적으로 그리던 화가들도 말년이 되면 많이 추상적으로 변하고, 힘이 빠지고 간결해지기도 하는데요. 앙리의 말년 그림은 더욱 더 붉은빛이 강렬해지고, 꽃 잎사귀도 블랙으로 찍어서 이 붉음을 더욱 강조하고 있죠. 마치 자신의 젊은 시절 불태웠던 그림을 향한 열정이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표현하듯이 말이에요.


“나 아직 살아있어, 아직 나 그림 그리고 있어!”라고 외치는 것 같다고 느껴지더라고요.


그러나 노년기에 팔에 힘이 빠지면서 물리적인 힘은 예전만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꽃의 형태가 조금 두루뭉술하게 추상적으로 표현되어 있죠. 자신이 표현하던 마띠에르나 크로스해칭이나 삼각형 구도 등,  다양한 기법들은 모두 배제되고 오로지 강렬한 붉은색과 꽃이라는 소재만 남아있어요.


온전치 못한 정신과 체력 속에서 남아있는 것은 그림을 향한 마음과 한평생 그려왔던 꽃을 그리겠다는, 거의 본능에 가까운 일념만이 남아있는겁니다. 그래서 말년의 그림을 보고 ‘진정한 미셸 앙리의 꽃이 이 시기에 피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대요. 박서보 화백이 암투병 중 유작으로 남긴 신문 연작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마음이 경건해지고 뭉클하기도 했던 그림입니다.


동성갤러리의 큐레이터님이 직접 진행하시는 도슨트 프로그램은 화~토 11, 14, 17시에 무료로 참여가능합니다.


예술의 전당의 큰 장점은 전시뿐 아니라 각종 먹거리, 카페, 쇼핑 매장 등이 함께 입점하여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많습니다. 입점된 매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지도 (출처: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주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5전시실 3F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운영 시간]

화-일 10:00~19:00 (40분 전 입장권 구매 및 입장 마감)


[대중교통]

지하철

1) 3호선: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

도보이동 (약 5~10분 소요) or 마을버스 22번(초록색)을 타고 두 정거장 이동


2) 2호선: 서초역 3번 출구

마을버스 11번(초록색)을 타고 네 정거장 이동 or 도보이동 (약 20~25분 소요)


3) 4호선: 사당역 1번 출구

마을버스 17번(초록색)을 타고 16개 정거장 이동



주차장 및 사전정산기 설치 장소  (출처: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예술의 전당 주차장을 이용가능합니다.

티켓 뒤 바코드를 무인 정산기에 입력하면, 평일에는 3시간 4,000원(초과 시 10분당 1,000원) / 주말에는 3시간

 6,000원(초과 시 10분 당 1,500원)의 주차 요금이 부과됩니다.

오시는 길, 주차 정보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박수현 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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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 발표 : 2025년 2월 26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