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의 빛, 보석이 들려주는 시간의 이야기 : 하이엔드 주얼리 전시

2025-01-13

 

 롯데뮤지엄


오늘 소개할 곳은 바로 ‘롯데뮤지엄’입니다. 현재 에디터인 제가 도슨트로서 직접 해설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라, 더욱 애정 넘치게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2018년 개관한 롯데뮤지엄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는 현대미술관으로, 그 내부는 조병수 건축가가 한국적 곡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롯데월드타워 외관과 어우러지도록 전시장 내부도 우아한 곡면을 살려 설계했습니다.


매년 3회의 전시를 개최하며, 현재까지 다니엘 아샴, 윤협, 오스틴 리, 마틴 마르지엘라, 장 미쉘 바스키아, 알렉스 카츠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예술이라는 언어로 전하는 삶의 정수, 그 창조적 에너지가 주는 빛나는 영감을 전달하고 있어요.

 

≪The Art of Jewellery: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 포스터

  

오늘 소개할 전시 ≪The Art of Jewellery: 고혹의 보석, 매혹의 시간≫은 세계적인 주얼리 컬렉터, 카즈미 아리카와가 40여 년간 수집한 컬렉션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 컬렉션’이라고 극찬한 그의 컬렉션은 비단 아름다움뿐 아니라 보석사에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다양한 보석 피스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아름다움을 좇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본능이죠. 반짝이는 것에 대한 이 본능적인 이끌림 때문인지, 이번 전시도 정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고 계십니다.


저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정말 즐거웠어요. 전시를 보기 이전의 제게 보석이란, 단순히 아름답고 화려하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는 장신구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전시 스터디와 관람 후, 단순한 사치재 이상의 의미와 가치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여러분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석에 숨겨진 예술적 진가를 만나보시길 바라요!

전시는 총 9개의 섹션으로 나뉩니다. 이번 전시는 고대에서 19세기까지, 5,000여 년의 시간을 보석을 통해 만나본다는 점이 특징일만큼 시대순으로 보석을 보실 수 있어요.


동선 순서대로 (1) 고대, 중세, 르네상스 - 신에서 인간으로,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의 시작, (2) 17-18세기 아름다움의 정수 - 예카테리나 2세 보석 컬렉션, (3) Ring - 영원한 사랑의 약속, 16-18세기 반지 컬렉션, (4) 19세기 신고전주의의 재탄생, (5) 아르누보 - 새로운 예술의 탄생, (6) 벨에포크 - 화려한 올 화이트의 시대, (7) 아르데코 - 새로운 디자인의 등장, (8) Tiara - 존엄, 고귀함의 표상, (9) Cross - 예수의 영혼이 깃든 십자가 이렇게 9가지 섹션입니다. (정말 다양하죠? ㅎㅎ) 


그도 그럴 것이, 총 208점이나 되는 아주 방대한 양을 전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전시는 보시는데에 시간이 조금 걸리실 수도 있어요. 그만큼 각 보석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가장 추천하는 코스는 도슨트 해설을 먼저 들어보시고, 이후에 1시간 정도 더 시간을 내어서 자율 관람하는 코스입니다!

 

Gimmel Memento Mori Ring, France, 16th-17th Centuries, Gold, Ruby, Diamond, Enamel, L 13 × W 23 × H 27 mm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세 점을 꼽아보라면, 정말 많은 추천 작품 중에 이 세 가지를 추천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로는 16-17세기에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기멜(Gimmel)' 반지에요.

 

라틴어로 ’쌍둥이‘를 뜻하는 ’게멜루스(gemellus)‘에서 비롯된 이 결혼 반지는, 반지 두 개가 고리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로 합쳐지고, 또 연결된 상태로 나눠지는 독특한 형태입니다. 하나로 합치면 사랑을 뜻하는 붉은색의 루비와 영원을 뜻하는 영롱한 다이아가 베젤에 장식되어 있고, 이 두 보석을 받치는 손의 형태가 그 옆에 조각되어 있죠.


그런데 이 반지를 두 개로 나누면, 보석 밑 숨겨진 면에 놀랍게도 해골과 갓난아이의 조각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갑자기 으스스해지죠? 이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영원히 함께하자는 사랑의 의미뿐 아니라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죽는다는 메멘토모리(Memento mori-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의 의미를 가졌대요. 즉 ‘사랑’과 ‘죽음’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거죠. 

 

 페테르 클라스(Pieter Claesz), <Vanitas Still Life>, 1625

 

사실, 미술 전시 많이 보신 분들은 익숙하겠지만 이 16-17세기에 해골 모티브가 많이 사용되었기도 해요. 가장 유명한 것이 네덜란드 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바니타스 정물화’와 같은 것이죠. 대표적인 작품이 ‘페테르 클라스(Pieter Claesz)’의 <Vanitas Still Life> (1625)인데, 해골이나 시든 꽃 등 죽음을 상징하는 소재들을 그려 유한한 삶의 덧없음, 무상함을 표현한답니다.


Johann Casper Jäger, Pendant with intaglio Portrait of Catherine II of Russia 

Intaglio: Russia, 18th Century, Setting: Later, Gold, Silver, Emerald, Diamond, L 50 × W 33 × H 8 mm

 

두 번째로 추천드릴 작품은 바로 러시아의 마지막 여제, ‘예카테리나 2세’의 초상화가 그려진 펜던트입니다. 예카테리나 2세는 남편인 표트르 3세를 쿠데타로 폐위시키고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른 대단한 여성이에요. 사실 독일 출신으로, 러시아로 시집 온 그녀는 무능력한 남편과는 다르게 국민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았고, 황제로 즉위한 이후에는 수많은 애인을 뒀습니다.

 

1762년부터 1796년까지 34년에 이르는 장기 집권으로 강력한 황권을 가진 예카테리나 2세는 권력과 재력을 기반으로 진귀한 보석들을 수집했고, 그녀의 주얼리 컬렉션은 오늘날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초석을 다지는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죠.

 

 오를로프 다이아몬드 (출처 | RUSSIA BEYOND) 


이 펜던트는 쿠데타의 과정에서 큰 공을 세운 장군, ‘알렉세이 오를로프 백작’에게 하사한 것인데, 그의 형인 ‘그리고리 알렉세이’가 예카테리나 2세의 남자친구이기도 했죠. (둘 사이에는 아들도 있었답니다!) 그러나 그녀는 표토르 3세 이후에는 수많은 애인만 둘 뿐 정식 남편을 두지 않아요. 아마 강력한 황권이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후에 그리고리 오를로프는 그녀의 마음이 점점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다시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사진과 같은 캐럿에 가까운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왕봉을 선물하지만, 끝끝내 떠나간 마음을 돌리기는 실패했다고 하죠.

 

 

Valerio Belli, Cross of Christ and the Evangelists, with reliquary, Unknown, ca.1515-1520 Rock Crystal, Gold, Silver Gilt, L 485 × W 285 × D 129 mm

 

마지막으로 추천드릴 작품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발베리오 벨리(Valerio Belli (ca. 1468–1546))의 CROSS입니다. 15세기 ‘보석계의 라파엘로’라고 불렸던 그가 조각한 예수 십자가 상은 현재 전세계 딱 3점만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요.

 

하나는 런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Victoria&Albert Museum, V&A), 하나는 바티칸 사크로 박물관(Museo Sacro of the Vatican Museums),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카즈미 아리카와의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죠.

 

중앙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주변에는 네 명의 인물은 요한, 누가, 마태, 마가가 각각을 상징하는 독수리, 소, 천사, 사자와 함께 투각 기법으로 생생하게 조각되어있어요.


십자가를 받치고 있는 받침대는 1762년 파리의 금세공사 피에르 제르맹(Pierre Germain, 1645-1684)이 제작한 것으로, 금으로 도금된 은 받침대입니다. 그 안에는 작은 조각이 두 개 있는데, 고대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어머니였던 성모 헬레나가 예루살렘에서 발견했다고 전해지는 ‘성 십자가’이죠.


이 십자가는 메디치 가문 출신의 레오 10세 교황(Pope Leo X, 1475-1521)이 의뢰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십자가는 당시 베네치아의 고급 저택 한 채 가격에 해당하는 600두카트가 소요되었다고 해요. ‘금으로 장식된 수정 십자가’라는 명목으로 청구된 이 거액은 교황과 신성로마제국 황제 등 최고의 인사들만 그의 주문자가 될 수 있었음을 말해주죠.

 

이 작품은 단순한 보석을 넘어, 하나의 신성한 종교적 성물로 자리하고 있어요. 이 십자가 작품은 전시의 가장 마지막 섹션 중 단독 전시로서, 이 공간은 긴 암실의 복도를 지나야 만날 수 있습니다. 복도 끝에 은은하게 보이는 황금빛의 십자가를 보면서 천천히 걸어가면, 15세기 사람들이 주얼리를 통해 신을 섬기고 종교적 신성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꼭 그 당시의 느낌을 생각하며 관람해보세요!


이 외에도 보석과 미술사에서 매우 중요한 여러 보석 작품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답니다. 올 겨울, 이번 전시를 통해 사치재로 오해받았던 보석의 예술적 진가를 발견해보세요:)

 

롯데뮤지엄은 매 전시마다 자체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에디터로 활동하는 저뿐만 아니라 토커바웃아트의 김찬용, 심성아, 김기완 도슨트님 등 많은 도슨트 분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매일 11시, 13시, 14시, 16시에 50분 간 해설을 진행하고, 특히 이번 전시는 보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어가실 수 있으니 해설을 강력 추천합니다! (자세한 프로그램 스케줄은 롯데뮤지엄 인스타그램 ‘여기’를 클릭하여 참고해주세요.) 


혹시나 해설 시간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걱정마세요. 항상 청취가능한 오디오 가이드가 준비되어 있으니, 개인 이어폰을 지참하시거나 현장에서 대여하여 즐겨보세요.

출처 | 겟썸커피

 


롯데뮤지엄 바로 입구에 ‘겟썸커피’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창가 바 자리에서는 잠실 석촌호수 뷰를 보면서 간단한 다과를 즐기실 수 있어요!

 

 롯데갤러리 아트홀

  

그리고 겨울 느낌 물씬 풍기는 다른 전시들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롯데뮤지엄과 같은 층에는 ‘롯데갤러리 아트홀’이 있는데 현재 따뜻하고 낭만적인 프랑스 파리의 겨울 풍경을 담은 ≪미셸 들라크루아 특별전 : 행복한 순간의 기억≫이 11월 22일부터 2월 16일까지 개최되고 있어요.

 

 넥스트뮤지엄

 

롯데월드몰 2층에는 ‘넥스트뮤지엄’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간단한 기획전시를 매번 개최하고 있으니 함께 둘러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현재는 ≪7일 작가 단체전, Knock Knock: 똑 똑 누구세요?≫라는 전시가 12월 6일부터 1월 12일까지 개최되고 있어요.

지도

 

 [주소]

• 롯데뮤지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타워7층 롯데뮤지엄

• 영업시간: 10:30~19:00 (마지막 입장은 18:30까지 입니다.)

‘여기’를 클릭하여 롯데월드/롯데월드몰/에비뉴엘에서 오는 경로를 자세히 확인하세요.

 

[주차]

• 롯데월드몰 주차장 GATE 3 (송파구, 올림픽로 300 (신천동 29))

 

• 기본 요금
10시~20시는 10분당 평일 300원, 주말 500원 / 그 외 시간 : 200원, 1일 최대 요금 45,000원

 

• 시네마, 아쿠아리움, 뮤지엄 당일 티켓 소지자
10분당 200원 최대 4시간까지(4,800원), 초과분은 기본 요금 체계 적용

‘여기’를 클릭하여 주차정보를 자세히 확인하세요.

 

조감도

 

롯데뮤지엄은 길이 조금 복잡합니다. 롯데타워 건물로 들어오시면 7층으로 연결되고, 롯데 에비뉴엘로 들어오시면 6층으로 연결되어요. 계신 곳이 어떤 건물인지에 따라 층이 다르니 유의해주세요!



[대중교통] - 지하철

1) 2호선

 지도 이미지(2호선)


• 1, 2번 출구 사이 → 잠실점 에비뉴엘 진입 → ‘ON and the Beauty’ 맞은편 E/V 탑승 → 6F → 6F 약도 참조

2) 8호선

지도 이미지 (8호선)


 

• 17Gate → 롯데월드몰 진입 → 플라잉 타이거 방향 직진 → 엔제리너스커피 우회 → 타워 입구 → 우측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F 이동 → 포디엄 E/V 탑승 → 7F


• 18Gate → 롯데월드몰 진입 → 롯데리아 방향 직진 → 엔제리너스커피 우회 → 타워 입구 → 우측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1F 이동 → 포디엄 E/V 탑승 → 7F

 

 

[6층 롯데뮤지엄 가는 길]

에비뉴엘 6층 혹은 롯데타워 7층에 도착하면, 겟썸커피를 지나야 롯데뮤지엄 입구가 나오기에 조금 어려울 수 있어요. 위 지도 이미지를 참고하여 안쪽까지 들어오시면 됩니다. 


[추가 정보]

• 개인 물품 보관함: 1시간 무료, 이후 시간당 2,000원 추가 발생

 

박수현 도슨트